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Lumbar disc herniation



  • 요추간판탈출증이란?

요추간판탈출증이란 허리디스크(요추간판)의 퇴행성 변화로 섬유륜에 균열이 생기면서 그 사이로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근을 압박하거나 자극해서 통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 요추간판탈출증의 기전

디스크가 노화되면서 섬유륜에 점차 균열이 생기고 그 사이로 어느 순간 수핵이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한편 디스크 뒤쪽에는 척추에 세로로 붙어 있는 후종인대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섬유륜이 찢어져 수핵이 새어나오더라도 수핵이 후종인대 안쪽에만 머무를 때는 신경근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요통만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가 탈출한 수핵이 후종인대를 넘어 척추관이나 신경근을 압박하면 연결된 척수신경을 따라 통증이 다른 부위로 퍼지게 됩니다. 이렇게 수핵이 직접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통증을 기계적 압박에 의한 통증이라 합니다.
기계적 압박에 의한 통증에 대비되는 개념은 화학적 염증에 의한 통증입니다. 과거에는 기계적 압박에 의한 통증만을 디스크 질환의 원인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수핵이 흘러나올 때 염증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신경을 자극해 붓게 만들고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재는 화학적 염증이 디스크 질환의 통증에 더 깊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기계적 압박은 신경이 회피하거나 자극에 적응함으로써 통증이 감소하거나 없어질 수 있지만, 화학적 염증은 염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통증이 지속됩니다. 따라서 일주일 정도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 여전하거나 심해진다면 기계적 압박과 더불어 화학적 염증으로 인한 통증일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염증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디스크 질환의 급성 통증에 침상 안정을 권하는 것은 신경이 기계적 압박에 대처하거나 적응할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인 셈입니다.


  • 요추간판탈출증의 증상

엉덩이와 다리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허리디스크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보통 허리가 아플 때 허리디스크를 의심하지만, 허리디스크의 주 증상은 요통이 아닌 방사통입니다. 초기에는 요통만 있다가 수핵이 신경근을 압박하거나 염증을 일으키면 방사통이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인 진행 과정입니다. 나중에는 요통은 감소하거나 사라지고 방사통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드물게는 요통 없이 방사통만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요통을 기준으로 허리디스크의 발병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방사통으로 한쪽 다리가 땅기면서 저리거나 시린 느낌이 나타나며, 증상이 악화되면 양쪽 다리에 같이 오기도 합니다.
방사통은 디스크 질환이 생긴 위치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므로 몇 가지 특징적 증상으로 발병 부위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허리디스크의 90% 이상이 하중을 많이 받는 허리와 엉덩이 사이의 디스크, 즉 제4-5번 요추 사이와 제5번 요추-제1번 천추 사이에서 발생합니다. 제4-5번 요추 사이에서 수핵이 탈출해 신경근을 자극하면 다리 통증과 함께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들어올리기가 힘들고, 제5번 요추-제1번 천추 사이에서 수핵이 탈출하면 반대로 엄지발가락을 발바닥 쪽으로 구부리기 힘들어집니다. 또 발병률이 낮기는 하지만 제3-4번 요추 사이에서 수핵이 탈출하면 발목 근육의 힘이 떨어져 발바닥을 움츠리거나 활짝 펴는 동작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합니다.


  • 요추간판탈출증의 진단

신경학적 검사와 MRI, CT, 척수조영술, 근전도검사 등을 거쳐 발병 위치와 수핵 탈출 정도를 확인하고 확진하게 됩니다.


  • 요추간판탈출증의 치료

허리디스크는 감각 이상과 마비 증세를 동반하는 마미총증후군으로 밝혀지지 않는 이상 처음부터 수술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대부분이 침상 안정과 물리치료, 약물치료, 골반견인과 같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일단 손상된 디스크는 치료를 해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디스크 치료의 목적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통증을 해소하고 재발 가능성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더 빨라지지 않도록 환자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최선입니다. 병원에서 운동 처방을 하고 자세교정과 근육강화운동을 강조하는 것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달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통증이 해소되지 않거나 반복되는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합니다. 수술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나 척추뼈 뒤쪽의 후궁을 부분적으로 절제하고 디스크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는 디스크 절제술이 80-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섬유륜의 균열이 심한 디스크를 절제함으로써 수핵이 흘러나올 가능성을 차단하므로 재발 방지에도 효과적입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긍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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