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Tinni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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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이란?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이 없는데 귀 또는 두부에서 소리를 느끼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명은 그 자체로 질병이라기보다는 귀 질환에 동반되는 하나의 증상입니다. 환자만이 소리를 느끼는 주관적 이명이 85% 정도로 대부분이지만, 귀 주변의 근육이나 혈관이 실제로 소음을 생성해 검사자에 의해서도 감지가 가능한 객관적 이명도 존재합니다.
- 이명의 증상
주관적 이명은 주파수가 높은 금속성의 소리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환자에 따라 음의 높이, 소리의 크기 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자의 표현에 따라 어떤 소리가 나는지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귀뚜라미, 매미 등의 벌레 우는 소리, 삐 또는 사각사각하는 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 휘파람 소리 등이 들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명은 75% 정도는 단순음으로 표현되며, 단순한 소리들이 합쳐진 복합음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신질환의 증상 중 하나인 환청과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객관적 이명은 맥박이 뛰는 것 같은 박동성 소음, 빠른 혈류 소리, 근육이 딸깍거리는 소리 등이 주로 나타납니다. 특히 객관적 이명은 대부분 불연속적인 소리, 즉 패턴이 있는 소리가 나는데, 이것으로 주관적 이명과 대략 구별이 가능합니다.
이명은 주변이 고요한 경우, 과로나 수면 장애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육체적으로 힘든 경우에 악화되며, 원인 질환에 따라 청력 손실이나 어지럼증이 이명과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명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고 수면에 어려움을 겪거나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불안감, 우울감 등이 유발될 수도 있습니다.
- 이명의 원인
주관적 이명은 정확한 기전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청각 기관 손상으로 인한 청각 박탈을 보상하기 위해 외부 소리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중추신경계에서 청각 신호가 생성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력이 떨어지는 모든 귀 질환들, 즉 소음성 난청, 노인성 난청, 메니에르병, 중이염, 외이도염, 유스타키오관 기능 이상, 뇌신경 종양 등의 증상으로서 이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명이 중추신경계에서 만들어지는 보상성 소리임을 뒷받침하는 재미있는 사실은, 선천성 난청 환자는 소리를 들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명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객관적 이명은 대부분 귀 주변 혈관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서, 고혈압, 당뇨, 죽상동맥경화, 혈관 내의 난류, 혈관 기형, 심장질환, 혈관성 종양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입천장의 근육이나 고막에 붙어있는 작은 근육들의 경련으로도 딸깍거리는 소리의 객관적 이명이 들릴 수 있습니다.
한편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음, 신체 건강의 악화 등은 이명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이는 이명이 중추신경계의 작용으로 발생한다고 추정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 이명의 진단
이명의 형태, 난청과 어지러움증 동반 여부 등 청각과 관련된 자세한 문진과 순음청력검사, 이명도 검사와 같은 청력 검사를 통해 이명의 원인을 추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특정 질병이 의심되는 경우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측두골 CT, 측두골 MRI, 갑상선기능검사 등을 시행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합니다.
- 이명의 치료
이명의 정확한 원인이 파악된다면 그 원인에 해당하는 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이명이 대부분이며, 이러한 경우에는 안정제, 혈액순환촉진제, 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을 통해 증상 완화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 외에도 교육, 전자기 자극, 이명 재훈련 치료 등의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한편 난청에 의한 이명이 있는 환자들에게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청각 재활이며, 난청 정도에 따라 보청기 착용이나 인공와우 수술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이명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는 상황, 과로, 과도한 카페인 섭취, 흡연, 짠 식습관, 귀에 압력을 가하는 행위 등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고요한 상황에서 이명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환경음을 항상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청력이 좋지 않으면 이명이 생기지만, 반대로 이명이 있다고 해서 청력이 악화되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과도한 걱정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환자가 이명을 이해하는 과정을 돕는 것이 이명 극복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배성훈 교수>